- 분당선 개통, 가로수길 임대료 폭등에 다시 활기
- 명품·편집숍 잇단 오픈… 골목상권까지 확대 조짐
지난해 10월 분당선 연장 구간 압구정로데오역이 개통되면서 신사동 가로수길에 밀렸던 강남 압구정동과 청담동 패션거리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하늘을 찌를 듯 오르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상인들이 가깝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로수길을 찾아들면서 유통 헤게모니를 뺏긴 청담동 로데오거리 상권이 5년만에 다시 살아난 것.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하철역에서 학동사거리로 이어지는 대로변뿐 아니라 대로 양옆 로데오거리와 청담동 명품골목으로도 패션매장이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해 말 학동사거리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초대형 가전매장을 열고 경쟁적으로 고객을 불러 모은 것도 상권이 살아나는 데 한몫했다.
압구정 로데오거리는 1990년대 초반부터 오렌지족이 주름잡았던 강남 대표 패션상권, 청담동은 고급 명품거리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가로수길이 뜨면서 상권이 크게 약화됐다.
하지만 최근 가로수길이 최근 독창성과 개성으로 충만한 소호거리가 아닌 유명 브랜드들의 메가숍이 진입하면서 임대료가 4년새 3배나 폭등하는 등 부작용으로, 많은 상인들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청담동 컴백을 선택하고 있다.
압구정 로데오에는 이달 초 패션 편집숍 「코인코즈」와 LG패션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라움에디션', 스마트 기기 케이스·백팩을 판매하는 「인케이스」 플래그십스토어가 줄줄이 문을 열었다.
유럽 스트리트 패션을 추구하는 「코인코즈」는 그동안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전개했는데 첫 거리 플래그십스토어 자리로 압구정 로데오를 선택한 것. 로데오 안쪽 골목에 문을 연 라움에디션은 유러피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헌터」 「코로스」 「벤시몽」 「세라피니」 등 의류, 신발, 가방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벨기에 가방 브랜드 「헤드그렌」도 지난달 압구정 로데오에 문을 열고 시그니처 가방, 러기지, 미니백 등을 선보이고 있다.
청담동 명품거리도 신규 매장들이 들어서면서 지형이 바뀌고 있다.
기존 청담동 명품거리가 갤러리아백화점부터 청담사거리까지 대로변에 형성됐다면 최근에는 '10꼬르소꼬모'에서 '분더샵'으로 이어지는 골목으로 파고들면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에 지난해 '비이커' 「이자벨마랑」 매장이 오픈한 데 이어 「MCM」 바로 옆에 「지방시」 플래그숍 공사가 한창이다.
지방시 뒤쪽으로 「알렉산더왕」 「어그」 등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이탈리아 구두 브랜드 「체사레파치오티」, 프랑스 브랜드 「자딕앤볼테르」 「보그너」 등이 앞다퉈 문을 열었다.
압구정과 청담동 거리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임대료가 슬며시 뛰고 있다고 이곳 매장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로데오역 인근 부동산뉴스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압구정로데오역이 개통된 후 매장 임대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어나면서 움츠렸던 상권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며 "입지가 좋은 매장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꽤 있고, 유동인구가 늘어 커피숍 임대 수요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