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달라지고 있다. 보다 수준 높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려는 남성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 이제는 남자들도 자신에게 투자하고 삶의 가치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감성 소비를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몇 년간 탄생한 소비 트렌드 신조어만 보더라도 상당수가 남성 신 소비층을 일컬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 발맞춰 남성 전용의 라이프스타일 숍도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실례로 「루이까또즈(회장 전용준)」는 지난 12일 세로수길에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루이스클럽’을 오픈하며 이를 남성들의 놀이터로 표방하고 있다. 이토록 섬세해진 남성들의 취향에 맞춰 브랜드들도 이를 놓치지 않고 다양한 문화마케팅을 전개하고 나섰다.

동일레나운(대표 송문영)에서 전개하는 「까르뜨블랑슈」는 브랜드 콘셉트 ‘아트 앤 컬쳐(Art & Culture)’를 고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형태의 문화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까르뜨블랑슈」가 공식 후원하는 ‘재즈파크(Jazz Park)’는 지난 10일 147회 정기 공연을 마쳤다. 브랜드 철학을 확고히 다지고 고객들에게 문화 체험 기회를 선사하고자 12년 동안 재즈파크를 후원하고 있다. 관객 입장료(1천원)는 한국재즈발전기금으로 사용되어 더욱 의미가 깊다.

또한 지난 6월 1일까지 진행된 ‘그 남자의 좋아요’ 페이스북 이벤트를 통해 예술적 감성이 담긴 선물을 증정하기도 했다. ‘한국 페스티벌 앙상블 정기연주회’ 초대권을 비롯해 「까르뜨블랑슈」의 ‘아트 티셔츠 컬렉션’을 증정한 것. 아트 티셔츠 컬렉션은 1950년대 추상표현주의를 모티브로 한 아트기법과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를 패턴으로 응용한 제품으로, 티셔츠에 예술적 감각을 가미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녹여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분의 「커스텀멜로우」에서는 지난 5월 31일 청담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두 번째 ‘원데이 아츠 페스티벌’을 성황리 마쳤다. 본 페스티벌은 브랜드 시즌 테마를 콘셉트로 연출하는 시, 청각을 아우르는 공감각적 예술 축제로, 이번 회에는 1천7백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작품과 음악을 선보여 방문객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시리즈」의 경우 기존에 쇼핑이나 상품, 브랜드 관련 정보만 제공하던 자체 온라인쇼핑몰 ‘바이시리즈’를 남성들의 문화 공간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약 1년에 걸친 유명 ‘웹툰’ 연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040의 다양한 연령대의 남성들이 놀다갈 수 있는 매체로 확장하는 데 의미를 둔 프로젝트이다.

한편 지엔코(대표 김석주)의 남성 브랜드 「티아이포맨」에서는 ‘서핑’을 테마로 한 시즌 컬쳐프로젝트 ‘워커스 앤 서퍼스(Workers & Sufers’를 진행 중이다. 배우 이천희와 아티스트 공병각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서핑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제시해 남성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의류 제품을 넘어서 스케이트보드, 향초, 비누 등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함께 출시하고 이천희의 스케이트보드 제작, 공병각의 캘리그라피 시연회 등의 문화이벤트도 함께 마련했다.

여성 소비자에 국한되어 있던 마케팅 수단이 남성 소비층을 겨냥해 다양하게 시도되기 시작한 점은 흥미로우면서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한 남성브랜드 관계자는 “높은 의식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문화 수준을 갖고 있던 국내 남성들의 삶의 태도가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패션, 뷰티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관심을 갖는 남성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러한 의식 변화는 머지않아 남성에 있어서도 감성 소비가 주요한 구매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브랜드에서는 이러한 잠재 현상을 인지하고 소비자의 감성에 노크할 다양한 마케팅 비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은 기자 89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