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소비층이 국내 패션시장의 주도세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춤하는 여성, 캐주얼 복종과는 상반된 경향을 보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남성복으로 쏠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수 업체에서 남성복 마켓에 발을 들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액세서리에 대한 비용투자가 큰 남성 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하여 잡화류를 강화한 남성 전용 편집매장 또는 신규 브랜드 전개가 잇따르고 있다.

제이앤드제이글로벌(대표 안재영)과 태진인터내셔날(대표 전용진)은 남성시장의 가능성을 미리 점치고 업계 선두로 남성 전용 편집숍 운영을 시작했다. 진캐주얼 「잠뱅이」를 전개해온 제이앤드제이글로벌은 지난 2012년 압구정에 ‘디스클로우즈’ 매장을 론칭, 당시 국내 시장에 전무했던 남성만을 위한 셀렉트숍을 오픈해 화제가 됐다. 「루이까또즈」로 국내 잡화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태진인터내셔날은 지난 6월, 장장 2년여의 준비기간에 걸쳐 준비한 남성용 라이프스타일 숍 ‘루이스클럽’을 세로수길에 론칭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맨즈 마켓의 성장가능성에 의구심을 품는 의견이 다수였기에 오픈 당시 업계의 많은 관심을 이끈바 있다. 루이스클럽은 오픈 이후 주기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펼쳐 매장의 인지도 제고 및 고객 확보에 적극 힘쓰고 있다.

(「시리즈」는 론칭 당시부터 자체 상품과 사입 제품으로 매장을 구성한 신선한 형태의 운영방식을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롯데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어나더에디션 by 시리즈’라는 새로운 이름의 매장을 오픈, 수입 비중을 70%까지 높여 헤리티지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현 추세를 반영했다.) 「클럽모나코」는 한국 남성 소비시장을 매우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전 세계 3번째로 ‘맨즈샵’을 오픈했다. 희소가치가 높은 수입 액세서리를 구성해 매장만의 경쟁력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UGIZ」를 비롯한 다수의 캐주얼 브랜드를 보유한 더휴컴퍼니(대표 권성재)도 최근 리테일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올 하반기 AK 수원점에 남성 편집 ‘프리템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슈즈 멀티스토어 ABC마트(대표 이기호)에서도 남성 프리미엄 마켓에 뛰어들었다.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에 남성 전문 수입 편집매장 ‘꼬르소 나폴레온’ 매장을 오픈한 것. 기존 ABC마트의 매장과는 차별되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운영, 유럽 특유의 클래식한 감성이 돋보이는 남성 수입 편집숍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수제화 브랜드 제품들로만 구성해 선보이고 있다. ABC마트 마케팅팀 이하연 팀장은 “최근 여성 못지 않게 트렌드에 민감한 남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불황에도 불구하고 남성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에 따른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꼬르소 나폴레온’ 매장을 새롭게 선보이게 됐다”고 오픈 배경을 밝혔다.

한편 대표적인 캐주얼 업체 더베이직하우스(대표 우종완)는 지난달 한 주 앞서 남성 신규 「마크브릭」 컨벤션을 진행하더니 내년 상반기부터 남성 제화 「스펠로」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더베이직하우스는 호소디자인(대표 이윤호)을 인수합병하고 이 회사가 전개하던 「스펠로」를 영입해 남성 잡화 및 액세서리 군을 보강하고 남성 패션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2015년 상반기까지 주요 백화점 및 가두점 1개 매장을 포함 총 10개의 유통망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시장 진출까지 바라보고 있다. 「레노마」를 전개하며 셔츠 전문 업체로 선전하고 있는 지엠아이(대표 윤종현)도 이번 시즌부터 타이와 벨트 등의 피혁 잡화를 취급하는 「까빠넬로」를 론칭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시기상조로 여겨지던 남성복종 진출이 하반기에 들어 메인스트림으로 나타나고 있다. 남성 패션 시장이 볼륨화를 거듭해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복종을 불문한 업체들의 투자 사례가 보다 빈번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경은 기자 89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