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년 후 대한민국 패션시장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21세기 들어 세상은 점점 더 빨리, 그리고 복잡하게 변하고 있다. 지식사회로의 진전과 IT 등 과학기술의 진보 등은 한 눈을 팔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한 인간 상호작용과 네트워크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 전 분야의 복잡성을 증대시키고 있고, 이것은 새로운 사회를 알리는 전조등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새로운 사회로의 진입은 지금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생각과 가정, 전제들을 부정하는 근거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세상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흐름에 주체적으로 동참해야 하며, 나아가 변화를 선도해야 미래에 생존과 번영을 기대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되고 있다. 지난 2008년 하반기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 경제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 및 국내 패션시장을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또한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글로벌화, 웹(Web) 2.0시대 개막, 지구온난화, 에너지 자원 고갈, 소득과 소비 양극화 등은 좀 더 구체적인 실체를 드러내면서 전 세계뿐만 국내 경제의 미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시대 흐름 속에서 앞으로 10년 후, 2020년에는 대한민국 패션시장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그리고, 다가올 10년은 우리에게 어떤 기회와 위기를 가져다 줄 것인가? 이제 국내 패션시장도 이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와 함께 해답 찾기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뉴밀레니엄의 첫 10년 패션시장에 남긴 발자취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생각이나 가치관, 그리고 이들 상호간의 합의와 공감대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요소이다. ‘내일’ 우리가 만나게 될 미래가 시작되는 곳은 바로 ‘오늘’이다. 또한 ‘오늘’은 바로 ‘어제’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과거에서부터 오늘에 이르는 시대 흐름을 제대로 알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수 사람들의 생각과 통찰이 응집된 ‘시대 정신’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일이 미래를 내다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다.
이것이 다가올 10년을 내다보기 전에 먼저 지난 10년 동안 세상과 패션시장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가를 되돌아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면서 최고의 호황기를 거쳤던 국내 패션 시장은 1997년 IMF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하향세로 돌아섰고,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소비자들이 패션 이외의 다양한 소비재로 눈을 돌리면서 패션시장은 더 이상 성장 엔진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핸드폰을 비롯한 MP3, PMP 등 디지털 시장의 성장은 패션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원인 제공자가 되었다.
이 같은 시장 환경에 따라 패션 업체들은 중국 및 동남아 생산을 통한 저가격으로 생존의 기틀을 마련했으나,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다양화된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저성장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특히 지난 2008년 하반기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 경제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 및 국내 패션시장을 패닉 상태에 빠뜨렸고, 이로 인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가치 소비 확산, 글로벌 SPA 브랜드의 진입 등은 국내 패션시장을 또 다시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게 만들었다.
뉴밀레니엄 첫 10년간 국내 패션시장은?
삼성디자인넷(1992년~2008년, 제화 및 잡화 제외)과 한국패션협회(2009년~2010년, 제화 및잡화 제외)의 자료를 토대로 지난 10년간의 국내 패션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국내 패션시장은 약 3조원 정도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지난 1992년 14.5% 성장에 16조5천억원이었던 것이 1996년 두자릿수 신장률을 보이며 25조5천억원까지 성장했으나, 1997년 IMF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저성장 기조로 돌아섰다. 또 2000년부터 2004년까지는 19조원대를 맴돌았으며 2005년부터는 20조원대를 탈환해 올해는 23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뉴밀레니엄 첫 10년의 국내 패션시장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IMF 금융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10년 주기로 경제 위기를 맞았지만, 위기를 극복하면서 상승세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패션시장은 이 같은 위기를 겪으면서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경제 위기와 계속된 패션 경기 하락은 패션업체간의 M&A를 속출시켰고, 브랜드 중단도 잇따랐다. 특히 중소기업은 전개 브랜드를 중단하거나 패션시장에서 사라졌으며 이로 인해 패션시장은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시장 구조는 전체적으로 국내 패션시장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글로벌 SPA 브랜드의 잇따른 국내 진입은 국내 기업과 브랜드에게 새로운 시장 환경을 맞게 했다. 특히 국내 패션시장의 저성장 기조 속에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국내에 진출해 국내 패션 기업 및 국내 패션 브랜드에게는 생존에 위협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핸드폰을 비롯한 MP3, PMP 등 디지털 시장의 급성장과 디지털 라이프 세상은 패션시장을 위축시키는 동시에 달라진 소비자의 새로운 소비 스타일을 공략해야 하는 과제를 던져주었다.
뉴밀레니엄 첫 10년 패션시장의 키워드는?
저성장 구조, 패션 인구의 감소, 소비 가치의 변화
뉴밀레니엄 첫 10년간의 국내 패션시장을 이끌어 온 키워드를 정리하면 저성장 구조와 패션 인구의 감소, 소비 가치의 변화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대부분의 패션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패션시장의 저성장 이유를 경기 침체에서 찾는다. 물론 경기 침체가 저성장의 가장 큰 이유로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중반 성장의 시대에는 제품을 만들면 매출은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 경제 구조가 고도화되고 소비자의 소비패턴이 한 층 복잡해지면서 패션시장에서 더 이상 성장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은 통하지 않게 됐다. 따라서 이제는 변화된 경제 환경 속에서 성장 엔진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숙제로 남아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소비자다. 1980년대와 90년대에는 소비자를 대변하는 것은 패션이었고 옷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은 자동차로, 핸드폰으로, 인터넷과 디지털로, 여행과 미용으로 소비의 초점을 돌리기 시작했다. 또한 저출산과 고령화는 국내 패션시장의 축소와 함께 패션 인구의 감소를 가져왔다.
최근 소비자들은 ‘1인 소비 다극화’라는 관점으로 전환하고 있다. 사진, 레저(골프, 보드, 스키, 스킨 스쿠버, 웨이크 보드 등), 음악, 인테리어, 여행, 패션 등 자신의 취미나 관심사에 과감히 투자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는 것이 지금의 소비자다. 눈에 보이는 제품과 함께 그 너머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구매하고 있다.
또한 국내 패션시장은 인구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와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저성장 속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패션업체들이 아직도 1980년, 90년대의 패션 브랜드 비즈니스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달라진 소비자의 소비 패턴 속에서 또 다른 성장 엔진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국내 패션기업에게 던져진 것이다. <허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