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웃도어 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간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장포화와 경쟁심화로 인해 성장 폭이 대폭 둔화됐다. 시장의 호기에 뒤늦게 동참한 일부 신생 브랜드의 경우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채 사업을 접은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성장이 제한적인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대안을 마련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은 한국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중국 아웃도어 시장은 성장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13억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거대 소비시장인 만큼 경제성장과 소비수준 향상에 따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시장 포화… 중국에서 대안 찾다
중국의 스포츠 아웃도어 시장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게임을 계기로 급속히 성장했다. 운동과 건강, 레저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실용성과 기능성, 개성을 갖춘 스포츠 아웃도어 시장의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40%라는 초고속 성장률을 보였다. 1990년대 후반 아웃도어 개념이 도입된 중국 아웃도어 시장은 2008년만해도 36억5천만위안 수준이었던 시장 규모가 2010년 70억위안, 2011년 100억위안(한화 1조8천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간에도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초창기 중국 아웃도어 시장은 상류층에 국한된 시장이었지만,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국민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등산, 캠핑, 암벽등반, 트레킹 등 다양한 아웃도어 레저문화가 대중 스포츠로 정착,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등산에 국한된 국내 아웃도어 시장과 달리 중국에서는 아웃도어 의류가 다양한 여가활동을 위한 외출복으로 인식되고 있어 향후 중국 아웃도어 시장의 지속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중국 시장 선점 쟁탈전
중국 아웃도어 시장은 「노스페이스」 「컬럼비아」 등 해외 브랜드와 「탄루저」 「쟈린제」 등 중국 토종 브랜드가 시장 쟁탈전에 한창이다. 한국 브랜드로는 「블랙야크」 「코오롱스포츠」 등이 시장을 선점해 가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중 가장 먼저 중국시장에 진출한 「블랙야크」는 지난해 중국 내 250여개 매장에서 500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2015년까지 800개 매장에서 2천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이 브랜드는 아웃도어의 불모지였던 중국에 일찌감치 진출, 선점의 기회를 잡았다. 1993년 첫 진출 당시 부진한 매출로 2년 만에 매장을 철수했지만, 1996년 톈진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물류, 유통체계를 재정비해 1998년 베이징에 1호 매장을 오픈했다. 당시에는 중국 최초의 등산용품 브랜드로 기록됐을 만큼 생소하게 받아들여졌지만, 15년이 지난 현재는 중국 전문 산악인이 선호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1위,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 중 판매 1위 브랜드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다.
「블랙야크」는 중국에서의 성과를 계기로 올해부터는 글로벌 공략을 강화한다.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네팔에 매장을 낸 데 이어, 올 가을에는 독일 뮌헨에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 미국, 일본, 홍콩, 러시아, 캐나다 등 해외 주요국가에 상표등록을 완료했으며, 올해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5개국에 진출하고, 2015년 미주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측은 2015년까지 국내외에서 도합 2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2020년에는 국내와 해외 매출을 각각 2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내에서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매김 한 「코오롱스포츠」는 올해부터 중국사업의 집중도를 높인다. 이 브랜드는 2006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매년 150% 이상의 고 성장을 기록, 지난해까지 93개 매장을 확보했으며 올해는 200개 매장에서 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15년 1천500억원의 매출, 중국 내 톱3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지 생산물량을 현재의 30%에서 50%대로 늘리고, 높은 품질과 고객 서비스로 프리미엄 브랜드로써 인지도 확대에 주력한다. 이어 홍콩, 대만에 진출할 계획이며, 아웃도어 본고장인 미국과 유럽의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2009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콜핑」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유통망은 30여개 정도지만 길림성, 산둥성, 요녕성을 중심으로 지역 선점에 주력, 중국 내 매장을 2천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콜핑」은 중국 외에도 일본과 대만, 미국, 이탈리아, 덴마크 등 7개국에 진출해 있다.
중국시장 선점을 위해 런칭 초부터 과감히 중국시장을 공략에 나서는 브랜드도 있다. 지난해 S/S에 런칭한 「빈폴 아웃도어」는 올해 초 중국 지린성 창춘의 탁전백화점에 중국 1호 매장을 오픈했다. 이제 2년 차를 맞은 신생 브랜드이지만, 국내시장 안정을 기다려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늦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는 8월 런칭하는 아동전문 아웃도어 「섀르반」 역시 한국과 중국을 동시에 공략해 빠르게 볼륨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글로벌 브랜드 전개권 획득… 중국 넘어 세계로
글로벌 브랜드의 아시아 판권을 획득해 해외 진출 시너지를 높이는 기업들도 주목된다.
LG패션은 2010년 프랑스 「라푸마」 본사와 조인트벤처 방식으로 설립한 라푸마 차이나를 통해 중국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7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라푸마」는 올해 100개까지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탈리아 아웃도어 브랜드 「나파피리」의 창업자 마르코 트라펠라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 올 F/W부터 디렉터의 이름을 딴 별도 라인을 출시해 고 기능성 소재와 세련된 디자인을 접목시킨 프리미엄 상품군을 한국과 중국에 동시에 선보일 계획이다. 라푸마는 2015년까지 중국 매출 12억위안(한화 2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LS네트웍스는 「몽벨」과 「잭울프스킨」의 중국 전개권을 획득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월 베이징에 1호점을 연 「몽벨」은 베이징 3대 백화점 중 하나인 엔샤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총 10개 매장을 확보했다. 올해 주요상권에 30여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2015년까지 300개 매장에서 5천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탈리아 태생의 「네파」는 2005년 평안알엔씨가 인수한 이래 최근 미국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지분이 매각되면서 글로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브랜드는 2012년 독립법인으로 출범 후 미국계 사모펀드인 유니타스캐피탈로부터 1천9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 지난해 전년대비 60% 성장한 4천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회사측은 중국시장은 직 진출, 미국과 유럽시장은 현지기업 M&A 방식으로 진출해 2020년까지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이처럼 아웃도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은 내수시장의 성장한계 극복과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전략으로 선호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면밀해 분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진출 1순위로 꼽히고 있는 중국은 유통환경과 문화 등이 국내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만만한 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일례로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의 중국 판권을 획득한 밀레코리아는 2009년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나 최근 중국사업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 현지 사업을 접기로 했다.
<빅석일 기자>